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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예산 2조5121억원 … 초고령사회 핵심 사회정책으로 재설계 필요 지특회계 전환 뒤 지역별 축소 우려 … 최소 물량 보장·질적 평가장치 마련해야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한국에서 노인일자리를 단순한 단기 공익활동이 아니라 노후소득과 지역 돌봄, 사회참여를 함께 떠받치는 핵심 사회정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일자리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노인의 소득·건강·경력에 맞춰 사업을 다양화하고, 통합돌봄과 연계한 준전문 일자리와 민간·경력활용형 일자리를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별 재정 여건에 따라 사업량이 줄지 않도록 국가가 최소 물량과 서비스 기준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1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마련한 ‘2026년 노인일자리 주간 심포지엄’에서는 기초연금 개편, 농어촌 기본소득, 통합돌봄, 분권재정, 인공지능(AI) 전환 등 주요 사회정책 변화 속에서 노인일자리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자료집에 따르면 2027년 노인일자리 예산은 2조5121억원, 사업량은 118만개로 제시됐다. 사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이제는 공급량과 집행률 중심의 관리에서 벗어나 참여자의 소득 안정, 건강, 지속 참여, 지역사회 기여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게 발표자들의 공통된 주문이다. 연금만으로 부족한 노후…일자리도 소득보장 축으로 노인일자리 확대가 필요한 첫째 이유는 공적연금만으로 충분한 노후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운 노인이 많기 때문이다.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연금제도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의 발표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률은 2025년 47.8%, 기초연금 수급률은 65.3%다. 국민연금 평균 노령연금액은 월 68만5000원, 기초연금 평균액은 29만7000원이다. 반면 개인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는 월 139만2000원, 적정 노후생활비는 197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공적연금 수급 자체가 적정 소득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최 연구위원은 노후를 ‘근로 종료 뒤 연금으로 생활하는 시기’로만 보지 말고 연금과 일, 사회참여를 결합하는 시기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연금은 저소득 노인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고, 노인일자리는 부족한 소득을 보완하면서 사회참여와 건강한 노화, 사회적 가치 창출을 담당하도록 기능을 나눠야 한다는 제안이다. 2024년 노인공익활동 참여자는 약 76만명으로 기초연금 수급자의 약 10%였다. 월 29만원의 활동비는 기초연금 소득인정액에서 제외돼 저소득 노인의 실질적인 소득보완 수단으로 기능한다. 앞으로는 저소득·취약노인에게 생활안정 중심 일자리를 충분히 제공하는 한편 건강한 노인은 사회서비스와 지역활동에, 직업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노인은 민간기업·전문서비스·세대 간 지식 전수에 참여하도록 다층화할 필요가 있다. 다만 민간형 일자리가 늘면 소득 산정의 형평성 문제가 커질 수 있다. 공익활동비는 기초연금 소득인정액에서 제외되지만 일반 노동시장의 상시근로소득은 반영되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까지 근로소득을 폭넓게 인정해 근로유인을 유지하고 노인일자리 활동비와 일반 근로소득에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는 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통합돌봄 확대, 새로운 일자리 수요로 연결 2026년 시행된 통합돌봄은 노인일자리를 지역사회 필수 인력으로 확대할 기회다. 강은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발표자료는 통합돌봄 대상자가 2025년 약 268만명에서 2050년 481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방문진료·간호와 같은 전문서비스뿐 아니라 대상자 발굴, 제도 안내, 병원 동행, 안전 확인, 식사·이동 지원, 주거환경 정비, 일상 모니터링 등 생활을 지탱하는 인력 수요도 크게 늘어난다. 노인일자리 참여자는 이 가운데 생활지원과 연결 업무를 맡고, 교육과 경험을 쌓은 경우 재택의료 보조, 맞춤운동·재활 보조, 퇴원환자 재가복귀 지원 등 준전문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다. 이는 지역의 돌봄 공백을 줄이는 동시에 노인일자리의 질과 지속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무리한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 참여자 자신도 고령인 만큼 신체 부담과 감염·응급상황 위험을 고려해야 하며, 전문 인력이나 기존 유급 돌봄노동을 값싼 노인 인력으로 대체해서도 안 된다. 통합돌봄 표준조례와 업무지침에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의 참여 근거를 넣고 직무별 활동범위와 금지행위, 교육과정, 상해·배상보험, 응급대응 절차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자료집은 2026~2027년 결합모델 시범운영과 직무·교육과정 개발, 2028~2029년 준전문 트랙 제도화, 2030년 이후 통합돌봄 인력체계의 정규 구성요소 편입을 제안했다. 농어촌 기본소득과 경쟁 아닌 결합 필요 농어촌에서는 기본소득 시범사업과 노인일자리의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기본소득을 받는다는 이유로 노인일자리를 유사·중복 사업으로 보고 축소하면 소득 이외의 건강 증진과 고립 예방, 사회참여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 특히 교통이 불편한 군 지역은 일자리 접근성이 낮고 지방비 부담도 커 기본소득 사업을 시행하면서 노인일자리 예산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정희 군산대 교수는 농어촌 기본소득과 노인일자리를 양자택일할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 위에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활동을 보상하는 ‘참여소득형 노인일자리’를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소득·재산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사업 유형을 늘려 중산층 노인까지 참여 기반을 넓히고, 지역 돌봄과 환경관리, 생활안전, 세대통합 등 주민이 체감하는 활동을 개발하면 사업에 대한 지역사회의 지지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특회계 전환에도 지역별 최소 물량 보장해야 확대 정책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재정 운용 방식의 변화다. 2026년 노인일자리사업이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로 옮겨지면서 시·도가 지출한도 안에서 다른 사업과 우선순위를 따져 예산을 신청·배분하게 됐다. 지방의 자율성은 커지지만 재정이 취약하거나 노인일자리의 우선순위가 낮은 지역에서는 사업량과 수행기관 운영비가 줄어 지역 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 김이배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은 노인일자리는 전국적 권리와 최소서비스를 보장해야 하는 반복적 복지사업인 반면 지특회계는 지역 격차 완화와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재정이라는 점에서 목적과 운영원리가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분권을 추진하더라도 중앙정부가 시군구별 최소 사업량과 수행기관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고, 지역 수요에 따라 사업 유형 간 물량을 유연하게 조정하도록 해야 한다. 농촌·도시·산업취약지역을 동일한 지표로 평가하지 않고 배분 기준과 조정 결과를 공개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노인일자리 예산이 지방의 선택에 따라 흔들리지 않게 하려면 국가책임 재정의 범위도 재검토해야 한다. 지특회계 안에서 최소 물량을 의무화하는 방안과 함께 전국적·경상적 복지사업을 일반회계로 환원하는 방안까지 열어 놓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지역맞춤형 운영은 확대하되 노후소득과 사회참여를 보장하는 정책의 본질은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AI는 대체 아닌 맞춤형 연결 수단으로 AI 전환은 노인일자리 축소 요인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기록·검색·안내·행정보조 업무는 AI로 생산성을 높이고, 노인은 관계와 맥락 판단, 책임 있는 현장 대응이 필요한 돌봄·대면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다. 참여자의 경력·역량·희망·건강·이동 가능 범위와 지역의 서비스 수요를 분석하면 ‘가까우면서도 오래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연결할 수 있다. 노법래 부경대 교수는 거주지와 일자리 공급지, 교통편의, 서비스 수요를 함께 분석하는 지리공간 AI와 직무 적합도·지속 참여 가능성을 예측하는 매칭체계를 제안했다. 다만 알고리즘이 고령자나 여성, 장애·건강 제약이 있는 참여자를 배제하지 않도록 추천 근거와 불확실성을 공개하고 집단별 배치 결과를 점검해야 한다. AI는 추천과 설명을 맡되 최종 배치는 상담 담당자와 참여자가 함께 결정하는 구조가 원칙이 돼야 한다. 노인일자리 118만개 시대의 성패는 숫자 자체보다 어떤 일자리를 누구에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저소득 노인에게는 충분한 소득보완 기회를, 건강하고 숙련된 노인에게는 사회서비스와 민간·전문 분야로 이동할 통로를 제공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최소 보장, 지방정부의 지역 설계, 수행기관의 직무·안전 관리가 맞물릴 때 노인일자리 확대는 단기 생계지원 사업을 넘어 초고령사회의 소득·돌봄·지역 공동체를 지탱하는 투자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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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위협과 협상 신호를 동시에 주고받으면서 22일 개막하는 제81차 유엔총회가 전쟁의 새로운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란도 미국과 협상 재개를 위한 조건을 중재국에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트레이 잉스트 기자와 통화에서 이란 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결정 모드(deciding mode)에 있다”며 “아주 큰 일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잉스트 기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택지로 대규모 군사공격과 경제적 압박, 협상을 통한 합의를 모두 제시했다. 이란을 향해서는 “그들은 처신을 잘해야 한다”며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외교적 출구는 닫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기간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아마 열려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하고,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3일 연단에 설 예정이다. 제81차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22일부터 26일까지 이어진 뒤 28일 마무리된다. 실제 정상회담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양측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상대방이 먼저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19일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전쟁을 끝내고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카타르를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제시한 핵심 조건에는 전 전선에서의 전쟁 중단과 동결된 이란 자산 해제, 미국의 해상 봉쇄 종료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반대로 군사적 압박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공격과 경제적 고사, 협상을 한꺼번에 제시한 것도 이란에 추가 양보를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20일 미국과 이란이 새로운 위협을 주고받으면서도 외교적 접촉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예멘 후티 세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충돌도 변수다. 후티는 19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와 석유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주장했다. 사우디 측은 리야드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최근 후티의 사우디 공격이 확대되면서 미·이란 전쟁이 홍해와 아라비아반도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후티가 미국과는 싸우지 않는 데 동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이 후티와 접촉을 이어가며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이 미군까지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을 보내던 캠프 데이비드에서 예정보다 하루 일찍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중동 정세와 관련한 긴급 대응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세계 정상들이 뉴욕에 집결한다. 유엔총회 일반토의에는 미·이란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당사국 정상들이 잇따라 참석한다. 유엔은 올해 총회 주제를 ‘신뢰 회복, 변화 관리: 모두를 위한 유엔’으로 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복합적인 충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쟁 종식과 국제안보, 유엔의 역할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미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의 반대 의견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파병 동의안이 들어오면 1차 심사를 담당하는 국방위와 대외 관계를 주로 다루는 외교통일위에 포진해 있는 민주당 중진의원들 중심으로 ‘파병을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가 ‘발언 자제’를 요구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더욱 주목된다. 진보진영의 4개 소수 정당도 ‘결의문’ 통과를 압박하며 가세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압박에 뒷걸음질 치고 있는 정부에게 협상력을 실어주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7일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의견그룹인 ‘더좋은미래’는 “정당성 없는 무력 행동, 미국의 파병 요구를 반대한다”며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어떠한 형식을 막론하고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대한민국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5조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은 무력 행동에 대한민국 군대와 군사자산을 투입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에 동참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파병 시 우리 장병과 선박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채 명분 없는 전쟁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현재까지 파병에 대한 공청회, 여론 수렴, 국회 차원의 공개 토론 등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절차적 정당성 없는 파병 절차 착수는 그 자체로 정당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파병 비준동의안이 국회로 들어오면 심의할 국회 국방위와 외교관계를 다루는 국회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파병 반대’를 외쳤다. 외통위 우원식·이기헌 의원, 국방위 김병주·송영길 의원은 공개 발언을 통해 파병을 침략전쟁에 동참하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국민의 안전을 우려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민주당 내에도 이 파병에 매우 신중해야 된다, 반대한다고 하는 입장이 상당하게 있다”고 전했다. 이광재 의원, 정일영 의원, 윤건영 의원도 ‘파병 반대’ 대열에 참여했다. 당 지도부가 “미국의 공식적인 요구도, 정부의 공식 입장도 없는 상황에서 의원 개별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함구령을 내렸지만 봇물을 막긴 어려웠다. 범여권에 속하는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개혁진보 4당은 지난 3월 공동 제출한 ‘대한민국 국군의 미국-이란 전쟁 및 호르무즈 해협 군사 파병 반대 결의안’을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보유 의석은 18석이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동참을 촉구한다. 국회가 먼저 대한민국의 파병 불가 원칙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당은 장외로 나가 전국 15개 광역 시·도당 중심으로 ‘파병 반대’ 여론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강력한 ‘파병 반대’ 목소리로 정부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비쳤다. 윤건영 의원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저 같은 (파병 반대) 목소리들이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해서 외교를 할 때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집권여당에서 저렇게 반대하는데 난 못한다고 버틸 수도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라며 “정부가 파병 못하겠다고 해야 훨씬 더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때 파병도 결과론적으로 평화 유지와 재건을 목적으로 하는 파병이 나왔지만 그 과정에서는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고도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국제유가보다 빠르게 치솟는 경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세계경제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수송차질과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글로벌 정제능력 부족이 겹친 결과다. 14일 세계 주요 에너지 선물거래소인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에 따르면 최근 세계 일부지역의 경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섰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2022년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가와 가스가격 상승이 물가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충격이 이미 현실화됐다. 미국 평균 경유가격이 사상 처음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고 캘리포니아는 8달러를 돌파했다. 샌디에이고 일부 주유소에서는 9.99달러까지 치솟았다. 미 서부 경유재고는 1998년 이후 계절 기준 최저 수준이다. 다급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세계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러시아 경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공개 촉구했다. 겨울철 난방수요까지 본격화되면 공급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경유와 가스가격 상승이 기업비용과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고, 다시 금리와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복합 에너지위기가 우려되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